브래드 멜처의 '카인의 징표'



국내 번역판이 나오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던....

'브래드 멜처''카인의 징표'가 출간됐습니다.

 

사실 저는 이 작가의 이름을 소설가가 아닌 코믹스의 원작자로 먼저 알게 되었지요.

미국만화 팬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브래드 멜처'는 바로 '아이덴티티 크라이시스'의 스토리 작가입니다.

'아이덴티티-'는 제가 다른 포스트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역대 미국 만화 중에서 저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읽은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DC의 슈퍼히어로 사회를 배경으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다룬 이야기이지요.

'아이덴티티-'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었고, 이후 이 시리즈로 인한 세계관의 파장은 어마어마하게 컸습니다.

사실상 뒤에 이어진 '인피니트 크라이시스' 같은 DC의 굵직굵직한 크로스오버 시리즈들의 단초를 마련해준 작품이지요.

또한 '브래드 멜처'는 최근 새롭게 리뉴얼된 '져스티스 리그 오브 아메리카'의 첫번째 에피소드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소설 얘기로 돌아와서...

원래 인기 소설가인 '브래드 멜처'씨는 이번 '카인의 징표'에서도 슈퍼히어로 만화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보듯이 이 작품은 성경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사실상 '슈퍼맨'의 원작자 '제리 시겔'과 그 아버지에게 숨겨진 미스테리가 주된 소재입니다. (물론 일부는 사실이고 일부는 작가가 지어낸 허구입니다.)

 

성경속 인류 최초의 살인 사건..

그리고 '슈퍼맨'을 창조한 '제리 시겔'의 아버지가 의문의 살인을 당한 사건...

여기에 현재 시점에서 비밀을 풀어가는 소설 속의 주인공 부자의 이야기...

이렇게 세가지 플롯이 얽혀 소설이 진행됩니다.

퍼즐을 풀어나가는 듯한 구성과,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흡사 '인디아나 존스'를 보는 듯한 어드벤쳐가 양념으로 가미됩니다.

 

하지만 의문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다소 단순하다는 느낌이 있고...

또 미국 대중소설 작가들의 특징인 '영화화'를 염두에 둔 듯한 설정과 묘사가 다소 거슬리기는 합니다만...

어찌됐건 전체적으로 꽤 재밌는 소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책을 샀을 때 의외로 볼륨이 두꺼워 놀랐지만, 막상 읽어보면 술술 읽히니 책의 두께에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미국 만화의 팬이라면 당연히 재밌게 읽으실 소설이고...

'내셔널 트레져'나 '미이라' 같은 미국식 모험담을 좋아하시는 분들 역시 만족할 소설입니다.

 

한데 아무래도 '카인의 징표'라는 의역된 제목은 썩 맘에 들지 않네요.

원제인 '거짓말의 서(The Book of Lies)'가 어쩐지 작품의 주제와도 부합되고, 분위기도 훨씬 더 그럴싸 하다는 생각입니다.

 

아참, 이 이야기의 메인 테마는 의외로...

부모와 자식, 특히 그 중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의 소통에 대한 것입니다.

스포일러가 될테니 말씀 드릴 순 없지만...

생각보다 꽤 따뜻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작품입니다.   

  

by tomstrong | 2009/10/13 05:00 | nowaday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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