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3일
괜찮은 그래픽노블 '블루스맨'

저는 음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듣는 편입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정통 블루스 계열의 음악은 잘 모릅니다.
그래서 미국 근현대에 블루스 음악이 태동하던 시절의 역사적 배경과 접목시켜 이 작품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네요.
어쨌든...
이 만화는 한 흑인 음악인의 험난한 인생 여정을 보여주며, 그 속에서 초기 블루스 음악이 탄생하던 당시의 이야기를 아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는 살인 사건과 누명, 도피 등등 무거운 소재가 이어지지만, 이상하게도 다 보고 났을 때 작품의 분위기가 그다지 어둡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아마 그 이유는...작품 속 주인공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결코 음악이라는 끈을 놓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인공에게 음악은 희망이자, 유일한 삶의 목표이고 친구같은 존재니까요.
마치 한 편의 전기 영화를 보는 것 같아서 혹시 작품 속 주인공이 실존 인물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지만...
분명 이 작품은 꾸며낸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스토리가 생생하고 리얼하다는 의미겠지요.
지면이라는 매체의 한계 때문에 만화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는 없겠지만...
책을 덮고 나면 마치 흑인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끈적한 블루스 음반 한 장을 들은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그것도 CD의 디지털 사운드가 아닌 구식 턴테이블에 올려진 지직거리는 LP로 들은 것처럼 말이에요...
또한 이 작품은 먹판화 같은 모노톤으로 그려진 만화입니다만, 그래서 마치 오래된 흑백 기록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더더욱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최근 국내에 정식 번역된 미국만화들이 많이 나오고는 있지만, 주로 상업적 효과를 노린 히어로물이 대부분인데...
이런 정통파 그래픽노블이 출간되어 우리나라 서점에서 쉽게 구해볼 수 있다는 것은 만화팬으로서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쪼록 이런 '용감한 기획'이 좀더 늘어나서 보다 더 다양한 스펙트럼의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군요.
색다른 만화를 기다렸던 분들, 혹은 흑인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어느 쪽이든 만족할 만한 좋은 작품입니다.
아울러 요란스럽지 않고 전형적인 구성의 감동적인 이야기 자체에 목말라있는 분들이라면 더욱더 재밌게 보실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 by | 2009/10/13 04:59 | nowadays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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